왜 사람들은 Carrying Capacity에 큰 관심을 가졌을까요?

그 이유는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해오던 데이터 분석 방식이 제품의 시장성을 평가하는데 어딘가 허점이 있었고 그로 인해 실무에서 뭔지 모를 불편함을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많은 분들이 매일 긴 시간을 들여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음에도 ‘우리 제품은 정말로 좋아지고 있는 것인가요?’ 라는 질문에 속시원히 답변할 수 없는 그 답답함이 Carrying Capacity 라는 개념을 통해 해소될 수도 있겠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은 Carrying Capacity… 이해는 했는데 게임엔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더 많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게임에는 적용할 수 없는 개념인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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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토스 리터가 말하는 PO가 꼭 알아야할 개념>

그래서 이 글은 제가 결국 BI 솔루션을 만드는 PO가 될 때까지 고민하고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 전통적인 데이터 분석 방식으로 제품의 시장성을 평가하는 것이 어떤 오류를 갖고 있었고

- Carrying Capacity 라는 개념은 그것을 어떻게 풀어주었으며

- 이를 게임에 어떻게 응용시키면 좋을 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전통적인 시장성 평가의 오류

제가 처음 Product Manager 라는 직함을 가지고 업무를 시작했던 2012년으로 돌아가보면…

업무 시작하며 다운로드 받은 수 많은 문서 중 ‘성과 분석’ 이라는 이름으로 활성사용자 수를 기록해둔 엑셀 문서가 가장 기억납니다.

생각해보면 왜인지도 모르고 매일, 매주, 매월 활성사용자 수를 체크하고 변화를 보고했는데 이 수치에 따라서 회사 전체의 분위기가 좌우될 정도로 활성사용자의 수는 거의 우리의 모든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이 수치에 울고 웃고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곰곰히 해보았는데요. 제품의 목적은 이윤 추구이고 제품이 이윤을 내기 위해선 고객의 사용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활성사용자 수가 제품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지표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SNS에 광고 집행을 해보았는데 사용자 획득 수가 증가하자 활성사용자의 수도 덩달아 증가했고 회사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호황이 찾아왔습니다. 제품을 개선한 것은 거의 없는데 활성사용자 수가 기존에 목표했던 수치보다 훨씬 높은 수치까지 달성되어 회사 전체가 기뻐하자 내막을 모두 알고 있는 저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품의 개선없이 이렇게 일정 사용자만 매번 부어 넣어서 만든 활성사용자 수가 어떤 의미가 있는 지 궁금했고 무엇보다 광고를 줄이면 함께 줄어드는 활성사용자 수를 보며 목표 달성의 기쁨과 불안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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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널리틱스 지표>

역시 우려했던대로 쏟아부었던 사용자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광고 예산이 소진되자 다시 또 불황이 찾아왔습니다. 치트키를 쓸 수 있어서 그동안 게임에서 매번 이기다가 치트키가 안먹히는 게임으로 들어가서 내 실력의 현실을 마주한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이때 깨달은 것이 들어온 사용자가 계속 우리 제품을 쓸 이유가 있어야만 더 많은 MAU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1년간 제품을 개선하며 데이터로 그것을 증명하려 하였지만 계속해서 알 수 없이 오르내리는 활성사용자의 수에 현혹되어 이 세상에서 제품이 없어질때까지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제품을 정말로 좋게 만들고 있는 지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글로 써놓으면 어떻게 저런 오류를 범할 수 있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데이터 드리븐 문화를 가진 집단에서 대부분 겪는 오류입니다. 노하우가 없는 작은 회사에서 범하는 기초적인 오류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조직이 크고 분석 방식과 제품이 복잡할수록 이런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아마 현업에서 PM/PO로 일하고 계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처음 PM을 맡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많이 흘러 위와 같은 오류를 줄이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지표와 여러 방법론으로 Growth Hacking을 하고 있지만 조작에 영향을 받는 여러 지표들을 제품 시장성 증가의 증거로 모니터링 하고 있어 더 정교해진 오류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PM을 맡은 제품의 실패를 겪은 이후에도 데이터를 통해 제품이 정말로 좋아졌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여전히 명쾌하게 대답할수도 없었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을 볼 수도 없었습니다.


2. Carrying Capacity 라는 처방

그러던 어느날 이승건 대표님의 PO세션에서 Carrying Capacity 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간단한 공식으로 좀더 정확하게 제품의 시장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던졌습니다. 이 개념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해서 제 주변에 많은 PM/PO에게 Carrying Capacity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게 뭔지 되묻는 사람이 한명도 없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저는 이 반응으로 그동안 제품을 관리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전통적인 데이터 분석의 오류를 겪으며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 지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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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비즈니스에 필요한 지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텐투플레이 모래시계 >

Carrying Capacity의 원리를 들여다보면 아주 간단합니다.

제품의 시장성을 측정하기 위해 MAU 지표를 보는데 이 수치는 광고/푸쉬메시지와 같은 마케팅 활동의 개입으로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수치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지 않는 자연 상태로 두고 유입과 유출량의 흐름 균형을 측정하여 결국 MAU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수치를 MAU의 ‘적정값’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수치를 높이기 위해선 제품이 타겟하고 있는 시장을 넓혀 자연적으로 유입되는 수를 늘리는 것과 들어온 사용자의 유출을 막는 것만이 방법이기 때문에 제품의 개선이 시장성을 개선시켰는 지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Carrying Capacity가 Growth Hacking에 적합한 지표인 이유는

  • 제품의 변화에만 영향을 받으면서
  • 제품의 시장성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게임의 경우 출시 이후 제품의 개선을 통해 게임의 시장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게임은 마치 개봉된 영화가 관객 반응에 따라 중간에 장르나 스토리를 수정할 수 없듯 이미 출시한 게임은 비가역적 콘텐츠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출시 후 초기 게임을 수정해서 게임의 PMF를 찾아 결국 흥행을 달성하는 것보다 바로 흥행과 수익을 목표로 하며 수익에 직결된 지표를 집중적으로 보게됩니다.

3. 게임에서의 Carrying Capacity 개념 응용

게임이 비가역적 콘텐츠에 가까운 것은 맞지만 간단한 개입으로 시장성을 높여 게임 비즈니스의 수익을 최대화 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의 Growth Hacking은 지속적인 제품 개선을 통해 지수적 성장을 꾀하기보단 이미 결정되어 있는 볼륨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낼 수 있게 사용자가 이탈하는 지점을 막아주고 아이템 구매를 통해 더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게임 Growth Hacking의 핵심입니다.

화면 캡처 2022-09-16 151817
< 게임 비즈니스에 필요한 지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텐투플레이 모래시계 >

이러한 마케팅 활동이 게임의 시장성과 수익성을 높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Carrying Capacity 와 같이 제품의 근본적인 가치에 연동되어있는 지표가 있습니다. 아래 지표의 누적 수치는 아무리 사용자의 수를 인위적으로 늘려도 게임이 변하지 않는 한 원래대로 일정한 값을 유지하는 지표들입니다.

  • 게임의 진성 사용자
  • 게임 사용 평균 기간 (경력)
  • 사용자 당 매출액

게임에서 사용자가 가장 많이 이탈하는 지점에 대해 이유를 파악하고 해당 시점에 처한 사용자에게 고정적으로 적절한 안내를 주거나 게임 중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아이템을 제시하는 개입을 했을 때 이 개입이 게임의 가치를 증가시켰다면 일정한 값에 정체되어있던 1~3번 값이 다시 서서히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곧 게임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사용자의 수와 그 기간의 증가로 Carrying Capacity가 증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고 사용자 당 구매 금액도 증가하여 결국 총 매출의 증가로 까지 이어집니다.

이런 게임사의 Growth Hacking 활동은 실제로 저희 고객사를 대상으로 해당 수치를 측정하고 있으며 게임사가 진행하는 프로모션, 이벤트와 같은 활동들이 실제로 게임의 시장성과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 지 파악하고 인앱 메시지 기능으로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가이드를 주어 게임의 시장성과 수익성의 개선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탈과 진성 사용자를 정의하는 것과 게임의 시장성, 수익성을 측정하는 방법 등이 중요한데요.
다음번 포스팅에선 게임사의 Growth Hacking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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