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및 유저측면에서 본 근미래
메타버스, 언젠가는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궁극의 모습으로 진화하겠지만, 이 과정은 점진적일 것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근미래에 우리가 만날 메타버스 시대의 모습을 플랫폼 측면에서 살펴보았는데요. (1) 하나의 플랫폼이 아닌 복수의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부상할 것이고, (2) 각각의 메타버스들은 비대칭적이며 독점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확인해주세요!)
이번 글에서는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유저 측면'에서 어떤 움직임이 일어날지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유저 측면 1>
메타버스의 주 고객층은 정착자의 형태보다는 노마드적으로 여러 개의 플랫폼에 등록해 필요에 따라 페르소나를 바꿔가며 활동할 것입니다.
(The Main Audience of the Metaversal Era Will Extend Their Presence to Multiple Platforms, Digitally Nomadic Rather than Settler.)
메타버스 시대, 유저의 특징은 플랫폼의 특징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각각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고유의 특징을 기반으로 독점 전략을 모색한다는 전제 하에, 유저들은 플랫폼마다의 다양한 특장점을 누리기 위해서 여러 메타버스를 누비며 활동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세계의 실제 페르소나와 메타버스 A에서의 페르소나, 그리고 메타버스 B에서의 페르소나를 서로 다르게 설정해서, 말 그대로 여러 개의 세계를 여러 개의 자아로 살아가는 유저가 많이 생길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유저 측면의 특징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이미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들은 SNS에서 여러 페르소나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계정을 모두 가지고 활동하는 유저도 많고, 더 나아가 인스타그래 안에서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 용도를 구분해 사용하는 유저도 있습니다. 미국의 Z세대 중에는 인스타그램에서 공개 계정과 비공개 계정을 따로 만들어서,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포스팅은 공개 계정에 올리고 사적으로 소수의 신뢰할만한 친구와만 공유하고 싶은 포스팅은 비공개 계정에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는 Finsta(Fake와 Instagram의 합성어), 후자는 Rinsta(Real과 Instagram의 합성어)라고 부르며, 페르소나를 분리해 활동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 연예계에서 유행하는 '부캐(부캐릭터의 준말, 본래 자신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를 의미)' 열풍도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재 부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마인크래프트의 주 고객층은 Z세대입니다. 미국 16세 미만의 55%가 로블록스에 가입해있고, 미국 10~17세 청소년의 40%는 주 1회 이상 포트나이트에 접속하며, 제페토의 가입자 2억명(2021년 2월 기준) 중 80%가 10대입니다. 향후 고도화될 메타버스도 물론 주 고객층이 Z세대 혹은 그 이후 세대일 것입니다.
그들은 익숙한 하나의 메타버스에서만 활동하기보다, 여러 메타버스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페르소나에 맞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찾아가리라 예상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페르소나는 하나가 아닌 두 개, 세 개 혹은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유저들의 '멀티 페르소나' 관련 특징과 니즈를 면밀히 파악하고 공략하는 플랫폼이 최후까지 살아남아 생태계를 장악하는 유력한 메타버스가 될 것이라 전망합니다.
<유저 측면 2>
메타버스 시티즌들은 플랫폼에 독립적이면서도 플랫폼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필요로 할 것입니다. (Digital Natives Require Interwebbing Services, Independent but Interwoven into the Metaverse.)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다양한 페르소나로 활동하는 유저가 정보 수집이나 소통을 각각의 플랫폼에서 파편적으로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두 개 이상의 플랫폼을 아우르는 정보와 소통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서, 이 메타버스와 저 메타버스를 연결하는 서비스가 등장하리라 예상됩니다.
인터넷 초기 시절 파편적으로 운영되던 각종 커뮤니티들이 레딧(Reddit)으로 수렴하고,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게임마다 따로 쓰던 메신저를 디스코드(Discord) 하나로 대체하는 현상이 메타버스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이죠.
특히 메타버스에서 현실세계와 유사하게 각종 경제활동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이러한 연결 서비스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메타버스 A에서 창작활동을 해서 거둔 수익을 메타버스 B에서 소비하려는 유저의 니즈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각각 나름의 경제 시스템, 사회 시스템, 문화 시스템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 메타버스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유저가 많고, 상호 호환되는 시스템으로부터 효용이 창출되는 경우가 생겨날수록, 메타버스 플랫폼 간 연결 서비스에 대한 니즈는 커지겠죠. 이 연결고리들이 탄탄해지면서 어떤 메타버스들은 통합되거나 흡수되는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더라도 마치 현실 세계의 국가들처럼 메타버스 간의 활발한 교류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이렇게 연결된 메타버스 플랫폼이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이룰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두 편에 걸쳐서 근미래에 예상되는 메타버스의 모습을 예상해봤습니다. 텐투플레이의 '메타버스 춘추전국시대' 포스팅을 통해서, 향후 메타버스 플랫폼이 어떻게 생겨나고 진화해갈지, 유저들은 메타버스 시대에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필요로 할지, 큰 방향성을 가지고 더 심도 있는 통찰력을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메타버스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와 전망을 원하신다면, 텐투플레이의 메타버스 백서를 참고해주세요!